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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13일
중국 등 해외파 진출 늘면서 설 땅 좁아져
[어패럴뉴스 임경량 기자] 남성복 업계가 집객력이 떨어진 백화점 유통의 대안이 없어 난항이다.
백화점과 아울렛 등 전통 오프라인에서 탈피해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거나 판매 채널을 넓히고는 있지만 실상 매출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비용은 높지만 외형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백화점 유통을 쉽게 떠나지도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매출 비중이 고르지 못하고 여전히 백화점 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경험도 없는데다 고객들의 연령대도 높아 쉽사리 진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백화점 업계 역시 실적이 저조하거나, 독보적인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입점 업체에 더 이상 점포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신사복, 캐릭터캐주얼, 타운·TD캐주얼, 컨템포러리 캐주얼 등 컨셉과 장르를 구분 짓고 각 시장 성격에 맞는 브랜드를 배치하는 것이 지금까지 백화점의 MD 방식이다. 많게는 2개 층, 적게는 1개 층을 할애했다.
최근 국내 패션 대형사와 중견사를 제외한 패션 전문 업체의 내셔널 브랜드의 설 자리가 점차 줄었다.
이미 백화점 3사(롯데·현대·신세계) 본점과 강남권 간판 점포를 중심으로 남성 의류와 잡화의 절반 이상이 해외 브랜드로 대체됐다.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국내에 들여온 ‘수트서플라이’가 롯데 본점에 입점하면서 내셔널 브랜드 2개가 철수했다.
잠실점에는 루이코리아가 올가을 런칭하는 ‘모스글로벌’이 입점할 예정인 가운데 2개의 토종 브랜드가 자리를 비울 예정이다.
최근 중국의 대형 패션 기업 H사도 국내에 남성복 브랜드를 들여오기 위해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겨냥해 직접 브랜드를 런칭한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이 국내 시장 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후속적으로 생산 기반을 갖춘 중국 기업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대형 백화점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백화점 외에 마땅한 채널을 마련하지 못한 내셔널 브랜드 입장에서는 백화점이 가시방석이다.
백화점뿐만이 아니다. 2차, 3차 유통에서도 토종 브랜드의 입지는 점차 줄고 있다.
아울렛의 경우 신사복과 캐릭터 캐주얼 축소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백화점 유통 3사가 보유한 도심안·팍의 아울렛 점포에서도 최근 프리미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브랜드 비중을 늘리고 있다.
남성 캐주얼 확대가 그나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시장 역시 신규 진입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