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패럴뉴스 임경량기자, lkr@apparelnews.co.kr
2017년 12월 04일, 06면 01번째 기사
남성복 업계, 닷컴 줄이고 판매 보조금 중단
“오프라인 매출 추락에 닷컴 부실 키웠다” 자성
내년 자사몰 키우고, 보조금 지급 매장 줄이기로
남성복 업계의 침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온라인 판매에 열을 올려 온 업체들이 개선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내년 백화점 온라인 판매 비중을 줄인다는 방침으로, 온라인 판매로 인한 부실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각 사별로 온라인 자사몰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거나 이미 구축돼 판로를 옮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동안 만연했던 중간관리 판매 사원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도 손질을 가한다.
다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 본사가 채용이 힘든 비효율 점포에 배치 됐던 판매 사원에게 지급해 온 보조금을 끊겠다는 것.
최근 업계의 부진점 철수도 판매 사원 보조금 지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의도와 맥이 닿아 있다.
업계는 암묵적으로 월 평균 2천만 원이 채 되지 않는 부실점포에 대해 매월 100~200만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내년에는 이 같은 구조를 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백화점 매장의 심각한 효율 하락 때문이다. 이 달 보름간 백화점 남성복 실적은 작년과 비교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중 상당수 매장이 온라인 판매분을 더한 실적으로, 백화점 점포마다 온라인 매출이 포함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업계는 지난 보름간 매출이 신장한 이유는 10만 원대 겨울 코트의 닷컴 판매 경쟁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내년 봄 MD 개편을 앞두고 실적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관행적 압박이 여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 목동점에서 지난 달 1억5천만 원으로 매출이 가장 높았던 브랜드의 실적을 살펴보면 오프라인 매출은 2천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백화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뾰족한 대안 없이 버티다보면 경기가 회복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업계의 안일한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효율이 나지 않는 다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 적자인 닷컴 영업을 스스로 키워 온 결과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졌다는 자성이 커지고 있는 것.
남성복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사가 온라인 매출을 찍으면 또 다른 업체가 가세하게 되는 구조”라며 “A급 점포의 경우 본사가 직접 관리 대상 점포로 지정하면 적자를 보더라도 온라인 판매로 실적을 채우는 구조로는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