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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가을, 아우터 시장 경량 패딩으로 물갈이
    2025.10.31 13:30
    •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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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비긴202, 알레그리, 스키즘인듀싱

    

    재킷과 트렌치코트 물량 줄였지만 판매율 부진

    캐주얼, 남녀성복 대체 아이템으로 ‘경량 패딩’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착용 기간 길어 수요 증가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패션 업계의 경량 패딩 아우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29CM·W컨셉·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주요 플랫폼에서 추석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경량 패딩 거래액이 상승했다.

    백화점도 이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이달 1~19일 기준 현대(-8.3%)를 제외하고 롯데, 신세계 백화점의 패션 부문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6%, 13% 성장했다.

    성장세는 아웃도어·스포츠·SPA·이머징 패션이 주축인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한 관계자는 “핵심 품목은 아니지만 레거시 남·여성복 브랜드들도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매년 패딩의 매출 비중은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량 패딩은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2~3주 빠르게 판매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 판매는 들쑥날쑥한 날씨에 크게 영향받은 결과다. 10월 말 현재 최저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최대 5도 낮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였던 10월 초는 한낮 기온이 20도 중반까지 올라갔다. 더불어 실용적이면서 멋을 챙길 수 있는 코프코어 트렌드 등 일상에 침투한 아웃도어 스타일의 인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간절기(여름과 가을 사이) 이후 가을을 건너뛰고, 초겨울 상품 구매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이맘때 매출이 큰 트러커 점퍼 등 전통적인 가을 아우터는 자취를 감췄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다수의 패션 업체가 가을 아우터 구성을 줄여와 다행인 편이라 본다. 현재 가을 아우터는 가죽·스웨이드 재킷 정도만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카바시, 히스헤지스, 수아레

    

    올해 브랜드들은 외관이 울룩불룩한 전통 아웃도어 디자인의 점퍼부터 충전재가 있는 재킷까지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밀로아카이브’를 전개하는 박준재 하우스바이하우스 대표는 “이번 추동 시즌은 패딩 충전재 층 간격이 과거보다 좁고, 후드를 결합한 디자인이 인기가 많다. 색상도 무채색에서 더 화려한 색상들로 다변화됐다”고 말했다.

    10월 중순 현재, 브랜드별로는 무신사의 PB ‘무신사 스탠다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라이트 다운 재킷이 출시 두 달 만에 3만 장이 팔렸다. 지난 8월 중순 선발매한 블랙, 클라우디 블루 등 인기 색상은 출시 1시간 만에 품절되기도 했다.

    ‘디미트리블랙’과 ‘비긴202’는 모두 올 추동 시즌 경량 패딩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각각 2,000장, 2,500장이 팔리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트릴리온’은 지난해 1스타일에서 올해 6스타일로 늘려서 출시했고, 판매량은 3,500장을 기록했다.

    이랜드월드의 ‘스파오’도 지난달까지 경량 패딩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2.8배 증가했다. 올해 경량 패딩 물량은 지난해보다 50% 늘어날 예정이다.

    위 브랜드 모두 무신사에서 상위권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브랜드가 물량을 늘렸거나, 지난해보다 빠른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밀로아카이브’는 올해 경량 패딩 스타일 3종을 출시했고, 지난해 대비 생산 수량도 5배 늘렸다. ‘러프사이드’, ‘밈더워드로브’ 등도 스타일 수를 확대했다.

    백화점·가두 등 중년층 이상이 핵심 고객인 브랜드들은 대체로 큰 반응은 없는 편이다. 급격하게 기온이 내려간 이후 첫 주말인 지난 25일부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한다.

    남성복에서는 코오롱FnC부문의 ‘헨리코튼’, LF의 ‘알레그리’는 지난해보다 물량을 소폭 늘렸고, 그만큼 매출도 소폭 신장했다. 다만 물량이 적어 그보다는 헤비 다운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게 두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SG세계물산의 ‘바쏘’, ‘바쏘옴므’는 경량 패딩 아이템은 지난해보다 물량이 10% 늘어났고, 매출도 10%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항공 점퍼 스타일도 새롭게 출시, 소량이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LF의 ‘헤지스’도 비중은 적지만 경량 다운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5% 성장했다. 특히, 세컨 브랜드 ‘히스 헤지스’는 올 추동 시즌 경량 패딩을 처음 출시했다.

    여성복은 인동에프엔의 ‘쉬즈미스’, ‘리스트’가 올 추동 시즌 각각 3종, 2종을 기획했다. 다른 가을 아우터 대비 판매율은 소폭 높은 편이다.

    신세계톰보이의 ‘스튜디오 톰보이’는 올해 패딩 물량에서 경량 비중을 40%까지 확대했다. 남성 상품을 포함해 스타일 수가 대폭 늘어났다. 적중률도 높은 편이다. 이달 1~15일 기준 경량 패딩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배 증가했다.

    ‘스튜디오 톰보이’ 관계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출시를 2주가량 앞당긴 점이 시장 반응을 이끈 주요 요인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가 이어지는 만큼 ‘시즌 중심’이 아닌 ‘기후 적응형’ 방식으로 상품기획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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