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2020년 07월 20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K2 |
코로나 사태 야외활동 증가 ‘반사이익’
주요 브랜드 20~30대 회원 증가 뚜렷
신발·용품 수요 쏠려…상품, 마케팅 변화 시급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아웃도어 업계가 모처럼 호황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소비 위축을 우려했으나 아웃도어 업계는 ‘반사이익’ 효과를 얻고 있다. 코로나 영향이 심각했던 2~3월에는 매출이 크게 휘청거렸지만 4월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5월과 6월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시장 상위권 브랜드들은 5~6월 2개월 간 평균 10% 중후반대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요인은 등산객 증가다. 실내 활동에 제약이 따르면서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북한산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 수가 2월부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월별 증가 추이를 보면 2월 25%(전년 동월대비), 3월 67%, 4월 78%, 5월 30%, 6월 20%로 작년에 비해 탐방객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20~30대 젊은 층들의 등산(산행)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젊은 층들의 방문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그 중에서도 여성들의 증가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등산은 50~60대 중장년층들의 대표적인 레저 활동이었다. 아웃도어 시장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13년과 2014년에도 20~30대들의 아웃도어 소비는 등산보다는 라이프웨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 상에서 젊은 층들의 등산 인증샷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 네이버 키워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북한산, 관악산, 인왕산 등 서울권 주요 산들의 검색량이 작년에 비해 부쩍 늘었다. 북한산은 3배, 인왕산은 3,5배, 관악산은 2배가 늘어났다. 주목할 것은 검색의 70~80%가 20~30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밀레가 인플루언서와 함께한 ‘당신의 산행을 서포트합니다’ 캠페인 |
밀레 관계자는 “실제 등산이 20~30대 젊은 층들의 인기 액티비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신규로 유입되는 고객도 20~30대가 중심”이라고 말했다. 밀레에 따르면 올해 자사몰 신규 회원가입 중 20~30대 증가율이 가장 높다. 20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5배, 30대는 4.5배가 늘었다. 40대 고객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2도 올해 자사몰 멤버십 기준 30대 고객이 전년보다 20% 이상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고르게 증가했다. 케이투코리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회원 가입을 안 한 고객들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계는 소비자들의 등산 활동이 다시 늘어나는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20대부터 30~40대까지 새롭게 합류하고 있는 신규 고객 군을 어떻게 흡수하느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젊은층은 신발이나 용품은 아웃도어 브랜드를 구매하지만 의류는 스포츠 등으로 이탈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 5-6월 실적 반등의 상당 부분은 신발에 의한 것이었다. 지금의 호재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상품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