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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8일, 09면 01번째 기사

명품 브랜드, 中 온라인 마켓 진입 경쟁 ‘불 붙었다’
2020년 명품 판매 50% 온라인에서… ‘무시하기에는 너무 큰 시장’

알리바바, 파페치와 JD닷컴 제휴에 맞서 ‘럭셔리 파빌리온’ 개설

루이비통과 구찌는 각각 자체 온라인 플랫폼 런칭 병행으로 대비

중국 럭셔리 온라인 마켓

지난 몇 년 간 중국의 명품 시장 열기가 가라앉으며 일부 매장 철수 등 사업 확장 속도 조절에 들어갔던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경쟁이 가열될 조짐이다.

표면상 경쟁의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 6월 영국의 럭셔리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파페치(Fafetch)에 중국 알리바바와 치열한 경쟁관계인 JD닷컴이 3억9500만 달러를 투자, 대주주로 참여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에 들어간 것이 계기다.

파페치와 JD닷컴은 파트너십을 통해 자연스럽게 파페치가 가지고 있는 700여개에 달하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가지고 중국시장에서 판을 벌일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유럽 명품 브랜드들로서는 지난해부터 되살아나기 시작한 중국 명품 시장에 대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 개발에 고심해 오던 중 파페치가 선수를 친 셈이다.

그간 유럽 명품 브랜드들은 온라인 판매에 소극적이었지만 특히 중국 온라인 시장은 짝퉁 상품 범람 등으로 자칫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우려, 근접하기조차 꺼리는 경향이 강했다.

케어링그룹이 알리바바의 모조 상품 판매를 고발했던 사태 등이 그 본보기다.

하지만 중국 온라인 시장은 계속 무시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커져버렸다. 지난해 중국 전자상거래 규모는 5조 위안, 미화 약 7,510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의 KPMG는 오는 2020년이면 중국 내 명품 판매의 50%가 온라인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의 다이구(Daigou) 등에 대한 규제와 함께 소비자들의 중국 내 명품 구입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것도 명품 브랜드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파페치가 불을 붙였을 뿐 중국 온라인 명품 시장은 이미 발화점에 이른 셈이다.

JD닷컴 라이벌 알리바바는 즉각 대응책 마련에 나서 명품 특별 포탈 사이트 ‘럭셔리 파빌리온(Luxury Pavillion)’을 런칭하기로 했다.

기존 알리바바 티몰에 플래그십스토어를 가지고 있는 버버리, 휴고 보스, 라 마르, 마세라티, 겔랑, 제니스 등의 명품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한 ‘럭셔리 파빌리온’으로 옮기는 등 크게 손을 봐서 선별된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촉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특히 LVMH그룹 산하 로에베(Loewe)의 아이코닉 바르셀로나 핸드백 등도 이에 포함된다. 드디어 LVMH와 알리바바가 손을 잡는 첫 걸음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알리바바의 ‘럭셔리 파빌리온’에는 LVMH 70여개 브랜드가 선별적으로 선보여지며 여타 명품 브랜드의 입점을 자극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는 파페치와 JD닷컴의 전략적 제휴에 대응해 육스 네타 포르테(Yoox Net-A-porter)와 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진전 사항은 아직 없다.

케어링그룹의 생 로랑은 파페치와 JD닷컴에 데뷔, 처음으로 중국 온라인 시장에 얼굴을 비쳤다.

한편 LVMH와 케어링그룹은 각각 루이비통과 구찌의 독자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라다도 연말부터 자체 온라인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메가 브랜드들에게는 알리바바의 티몰 입점 정도로는 만족 못하겠다는 모습이 엿보인다. 과거 리스크가 컸던 점포수 늘리기 경쟁이 온라인으로 옮겨 붙는 듯 한 모습이다.